
래리 클레인 신임 외환은행장이 행원들에게 취임사를 통해 강조한 첫 마디다. 위기 상황에서 은행의 임무는 건전성 확보 밖에 없다는 사실을 외국인 신임 행장도 제대로 깨닫고 있었다.
1일 오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장에서 클레인 행장은 전임자인 리처드 웨커 이사회의장과 외환은행 임직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는 발언으로 취임사를 시작했다.
대주주인 론스타의 은행 인수 이후 바람 잘 날 없었던 외환은행에 두 번째 외국인 수장으로 취임하는 클레인 행장 역시 앞으로 떠안을 과제가 만만찮다. 특히 지난해 HSBC로의 매각 무산과 주주총회 때마다 불거지는 론스타의 배당문제, 취임 직전 터진 본인의 스톡옵션 부여 문제 등은 클레인 행장의 앞길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클레인 행장은 임직원들에겐 외환은행이 당면한 본연의 과제에 충실할 것을 우선 강조했다. 은행 매각문제가 전적으로 웨커 이사회의장의 몫이 된 만큼 본인은 은행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실물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어 클레인 행장 역시 외환은행의 생존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웨커 전 행장의 경영 과제에 초점을 맞추어 유연하게 이를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여기에는 건실한 자본력, BIS 비율 유지, 효과적인 무수익 여신 관리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웨커 전 행장의 주요 경영과제를 그대로 승계하는 대신 여기에 건전성 강화라는 목표를 더욱 강조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더 나아가 추가적인 무수익 여신을 발생시키지 않고, 유동성을 유지하는 한편, 고객 맞춤 세분화를 통해, 은행의 자본을 현명하게 사용해 고객과 은행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은행도 건전성 강화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클레인 행장 역시 취임에서 당부할 것은 건전성 강화이며 임직원이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취임과 동시에 천명한 셈이다.
이와 더불어 클레인 행장은 긍정적인 전망과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다. 그는 "당행의 자본력, 우수한 고객 관계 및 외환, 무역, 자본 시장에서의 전통적 우위를 지켜야 한다"며 프라이빗뱅킹(PB), 외국인 고객, 해외 시장 등 외환은행이 우위에 있는 성장성 높은 분야의 상품 개발에도 꾸준히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은행의 공적 성격을 강조하는 국내 분위기를 감안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 직원의 오판이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 해당 직원뿐만 아니라 동료, 은행 전체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은행업무에 높은 도덕성을 발휘해 줄 것을 임직원에게 강조했다.
- 헤럴드경제 박정민 기자/bohe@heraldm.com




